서울시, 형식적 기준 넘어 실질 운영 위한
서울형 지진 대피장소 운영체계 구축 필요
서울시, 행안부 지침 준수해 자치구별 ‘지진 옥외대피장소’ 지정·운영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지정 및 관리지침」을 준수하여 자치구 단위의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25개 자치구 내 총 1,533개소의 지진 옥외대피장소가 지정·운영되고 있으며 학교(986개소, 64.3%), 공원(492개소, 32.1%), 기타(55개소, 3.6%)로 구성되어 있다.
현행 행정안전부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기준은 각 자치구 단위로 주민등록인구 대비 수용 가능한 대피장소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서울시의 경우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기준에 근접 또는 이를 상회하는 지진 옥외대피장소가 지정되어 있다.
지정된 지진 옥외대피장소는 안전성, 접근성 및 수용 능력, 주변 위험시설 등을 고려하여 학교 운동장, 근린공원, 체육시설, 공공청사 부지 등 시민 접근이 용이한 공공시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피장소별 위치, 수용 가능 면적, 대피장소까지의 경로 등은 ‘국민재난안전포털(행정안전부)’ 및 ‘서울안전누리(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에게 제공되고 있다.
운영 및 관리에 있어서는 연 2회의 단계별 점검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각 자치구의 자체 점검을 시작으로 시 확인점검, 중앙정부의 종합점검 순으로 구성된 정기 점검은 행정안전부의 표준 점검표에 따라 지진 옥외대피장소의 물리적 요건, 안내체계, 관리 실태, 표지판 관리, 담당자 지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시는 행정안전부 지침을 준수하여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수용인원, 시설 유형, 안내체계 등에서도 기준 이상을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와 같이 복합적 도시구조와 고밀도 도시공간 및 특정 지역에 생활인구가 밀집되는 특성을 지닌 지역에서는 단순한 대피장소의 지정 및 양적 확대를 통한 수치적 충족할 뿐만 아니라 실제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운영을 위한 질적 개선 또한 필요하다.
서울시 특성 반영한 ‘서울형 지진 옥외대피장소 운영체계로 전환’ 필요
서울시는 현재 행정안전부 기준을 충실히 준수하며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서울시 고유의 도시 특성과 지진이라는 복합재난의 특성을 감안할 때 기존의 운영 방식은 실효적인 대피전략으로서 한계점이 존재한다.
서울은 대표적인 고밀도 복합도시로서, 주요 도심과 업무·상업 중심지에 시간대별 생활인구가 집중되는 구조를 지닌다. 이로 인해 지진 발생 시 특정 지역(생활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주민등록인구의 3~5배에 달하는 대피 수요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현 기준에 따른 대피소 지정 및 운영 방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현재 서울시 지진 옥외대피장소 대부분은 소규모 학교 운동장이나 근린공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생활인구 밀집지역에서 동시 대피 시 병목현상이나 접근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수용력의 한계도 분명하다. 더불어 대피공간의 위치와 실제 생활인구의 밀집 지역 간에 공간적 단절이 존재하여 도시 내 대피 인프라의 균형적 분포 또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진이라는 재난의 특성 또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이다. 낙하물로 인한 1차 피해뿐만 아니라 화재, 여진, 통신·교통 단절 등의 2차 피해가 함께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옥외대피장소는 단순히 대피의 기능을 넘어 일정 기간 체류가 가능한 공간의 기능도 일부 고려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노약자, 장애인, 외국인 등 재난취약계층을 수용할 수 있는 복지 피난시설 개념의 도입, 구조·구호·정보 전달 기능을 포함한 체계적 운영체계의 정비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운영체계는 단순한 시설 지정과 수용 규모 확보 수준을 넘어선 차별화된 방안이 요구된다. 생활인구 분포를 기반으로 한 수요 중심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확보 전략을 수립하고, 여건에 따라 광역대피장소와 기존 지진 옥외대피장소의 복합 운영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동시에 실제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운영하기 위한 행동요령과 가이드라인의 구축 및 대피소 지정의 적절성을 재점검하고 실사용성에 기반한 정기 점검 체계를 고도화함으로써 실제 재난 상황에서의 작동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생활인구 밀집지역, 대규모 인원 위한 차별화된 대피장소 운영전략 필요
종로구, 중구, 강남구, 여의도 등 업무·상업 기능이 집중된 지역은 특정 시간대 유동인구가 상주인구의 수배를 초과하여, 실제 지진 발생 시 대피 수요가 수용 능력을 크게 초과할 수 있는 구조적 불균형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인구 밀집지역에서는 단순히 주민등록인구를 기반으로 한 지진 옥외대피장소 지정 및 운영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대규모 대피 인원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피를 위해 보다 차별화된 대피장소의 추가 확보 및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① 생활인구 밀집지역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추가 확보
생활인구 밀집지역의 대피체계는 현실을 반영한 구조적 재설계(추가 확보)가 요구된다. 대표적 생활인구 밀집지역인 종로구와 여의도의 경우, 광화문 광장, 궁궐 부지, 여의도 광장, 여의도 한강공원 등 넓은 부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는 행정구역(자치구) 단위로 개별 지정·운영되고 있는 지진 옥외대피장소의 관리방식 및 생활인구에 대한 고려 부족, 문화재 관리 차원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발생한 결과로, 서울시는 이러한 기존에 대피장소로 지정되지 않은 대규모 공공부지를 전략적으로 검토하여 도심지 내 대피공간의 양적 부족 및 공간적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심 내 접근성이 우수한 민간시설에 대해서도 사전 협약을 통해 재난 시 개방 가능한 대피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민간시설은 평상시에는 업무·상업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재난 시에는 뛰어난 위치적 접근성과 공간 활용 가능성 측면에서 효과적인 대피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현재 지정되어 있는 공공시설만으로 충분한 대피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민간과의 협약을 통해 민간시설 활용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일본의 도쿄도와 후쿠오카시 등은 이미 민간 대피공간 활용을 위해 관련 제도 및 인센티브 제도를 함께 마련하여 운영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으로, 관련 사례들을 참고하여 서울시 차원에서도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② 생활인구 밀집지역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운영
생활인구 밀집지역에서의 지진 옥외대피장소 운영 또한 단순한 시설 지정과 수용 규모 확보 수준을 넘어선 차별화된 방안이 필요하다. 기존 운영되고 있는 주거지역 주변의 소규모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활용함과 동시에, ‘광역대피장소’로의 대피 개념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대피 인원의 분산 및 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운영방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거지역 주변의 소규모 대피장소는 상주인구 중심으로, 업무·상업지역 주변의 광역대피장소는 유동인구 중심으로 운영하는 등 복합적 개념을 적용한 운영 방식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종로구는 지리적으로 경사 또는 언덕에 위치한 지진 옥외대피장소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을 고려하여 기존 지진 옥외대피장소 외 상주인구를 광화문 내부로 분산 이동시키고, 주변 생활인구를 광화문 광장과 광화문 내부로 대피 이동시키는 분산 대피체계가 효율적 방안이 될 수 있다. 여의도 지역도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지진 옥외대피장소에는 상주인구 위주의 대피를 진행하고 주로 업무·상업지역이 위치하는 여의도의 중심부에서는 광역대피장소(여의도 광장, 여의도 한강공원)로 대피를 유도하는 등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생활인구 밀집지역은 유동인구 및 외국인 등의 비상주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에, 대피장소 안내체계에서도 타 지역과 차별화하는 것이 체계적인 대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진 발생 시 일시적인 데이터 사용 급증으로 인한 통신 오류 발생 가능성 및 주거지가 아닌 지역에서의 생활인구 지진 옥외대피장소 대피 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에, 현재 지진 옥외대피장소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표지판 외에 대피경로를 안내할 수 있는 별도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대피 시 더 효율적이다.
이에 따라 고정형 표지판에 의존하는 현 체계를 넘어 바닥 유도선, 버스·지하철 내 디지털 안내, 건물 전광판 연계, 다언어 정보제공 시스템 등을 연계한 복합 안내체계를 구축하여 비상 상황에서도 누구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