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기술개발 현황과 서울시 확산 전망 분석
원격의료, 기술개발 비해 서비스 확산 속도 더뎌
서울시는 사업화보다 의료접근성의 확대 노려야
영국 제외한 해외 원격의료, 보편화 안돼…국내는 도입 초기단계 머물러
원격의료(tele-medicine)는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진료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의료서비스로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한 영역이다.
우리나라는 1988년 원격영상진단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도입 시도가 있었지만,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만 제외하면 시범사업 형태로만 진행되었다. 다만 2023년 이후로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기술개발 사업이 활성화되는 분위기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는 넓은 국토나 의료시스템의 한계와 같은 상황과 맞물려 원격의료 도입이 우리나라보다 활성화되었으나, 국가 차원에서 도입을 주도한 영국을 제외하면 크게 보편화되지는 않은 상황으로 조사되었다.
원격의료는 환자, 병의원, 관련 기업,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있을 뿐 아니라, 진료 허용범위, 책임 소재, 의료수가, 시스템 및 정보보호, 약물남용 등의 이슈가 있어 도입이 용이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원격의료 플랫폼·소프트웨어·하드웨어 분야 기술개발은 활발히 진행 중
원격의료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플랫폼 비즈니스, 진료용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하드웨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온라인상의 공간에서 개인과 의료인을 연결해주는 형태를, 진료용 소프트웨어는 주로 의료진이 진료에 활용 또는 보조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의료기기 하드웨어는 의료진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장비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제품들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세 가지 주요 모델은 원격의료 비즈니스에서 각각 제공되기도 하고 융합된 형태로도 활용되고 있다.
원격의료와 관련한 특허를 살펴보면 미국이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연평균 17.6%라는 높은 특허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한국 모두 원격의료 관련 특허 출원인 수와 출원 건수가 최근 증가하고 있어 기술적 성장 단계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원격의료 관련 특허를 분류 코드로 나눠보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거의 대등한 비율로 나타나 융합 기술 분야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출원 특허의 주요 기술 키워드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원격진료 비율 0.2~0.3%로 해외 비해 미미…성장 전망 불투명
해외의 원격의료 서비스 확산 현황을 보면, 원격의료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라 중 하나인 영국은 원격의료의 이용이 증가 추세로, 최근 전체 진료 건수의 32.8%가 원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는 분기별 원격의료 이용자 수의 비율이 13.2%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원격진료는 월 평균 20만 건 정도 시행되고 있으며, 전체 외래진료 대비 원격진료의 비율은 제도적 규제 여부에 따라 0.2~0.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의료의 약 절반은 서울(24.4%), 경기(23.1%), 인천(5.4%)의 수도권에서 시행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어린이(10세 이하)와 노약자(70세 이상)가 상대적으로 자주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주요 상병별로는 호흡기계 경증 질환(기관지염, 상기도염) 및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비염)을 중심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 현황 및 추이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원격진료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언제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이루어질지 불분명한 상황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발전 전망은 원격의료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여건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따라 유동적이다. 우리나라는 원격의료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고, 고령화 및 의사인력 부족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원격의료 관련 제도가 추가 완화되었다는 점에서 활성화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되었다. 반면 서비스 제공자인 의사 입장에서는 원격진료 서비스 제공에 대한 유인이 부족하고, 대면진료에 비해 진료의 질과 종류가 한정되므로 활성화에 부정적인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한계도 있다.
원격의료 관련 의료기기는 일반인 대상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한정하여 보았을 때 최소 430만 명에서 최대 950만 명의 사용자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서울시, 시민 의료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원격의료 활성화 방안 검토해야
지자체 입장에서는 원격의료를 산업 발전 측면보다 의료접근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원격의료 산업은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상업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지자체 차원의 산업 지원 정책의 필요성은 낮다. 반면 원격진료 수요가 상대적으로 뚜렷한 계층인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보다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
서울시 산하에는 12개의 공공 의료기관이 있으므로, 이들을 활용하여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한 원격의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광주시의 원스톱 원격의료 플랫폼의 사례와 같이, 시장 논리로는 잘 작동하지 않는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는 공공부문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서울시 산하 병원에서 치료 후 모니터링이나 지역 의원과의 진료연계를 위해 원격의료를 이용한다면 시민의 의료접근성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다만 의료서비스는 중앙정부의 보건복지부 소관이므로, 정부 규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협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