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미래에 대한 11가지 생각
- 저자라도삼, 박소현, 이원재, 백선혜, 김성하, 이병민, 최도인, 이정현, 김규원, 성연주, 최선영
- 가격20,000
‘문화’는 사회의 가장 깊은 균열을 반영하는 ‘거울’
우리 사회가 마주한 11개 의제를 문화의 관점으로 되짚으며 중요한 질문을 던지다
문화를 다시 생각하는 일, 결국 우리의 미래를 바꾸기 때문이다
AI가 글을 쓰고, 기후 위기로 계절이 흐릿해지고, 여가조차 피로로 느껴지는 시간.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과거의 상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다. 우리는 삶의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우리는 ‘문화’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 문화는 더 이상 우리 삶의 배경이 아니라, 사회의 균열과 불안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거울이자, 미래를 바꾸는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미래에 대한 11가지 생각』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다. 우리 시대의 주요 의제들을 문화의 시선으로 깊이 있게 분석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이다. 이제 그 감각을 일깨워,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11인의 전문가가 던지는 시대의 질문
우리 사회가 직면한 11가지 의제를 이 책은 문화의 관점으로 되짚는다. 11명의 전문가가 던지는 통찰은 문화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 AI AI 시대, 문화의 새로운 길 모색
◈ 예술 공공성 훼손과 시장화 속, 본질과 관계 재정의
◈ 기후 위기 삶의 대전환, 생태 문화로 지속 가능한 공존 구상
◈ 여가 행복 위한 삶의 재구성, 여가 삼각형과 맞춤형 정책
◈ 갈등 ‘나’ 중심 넘어 상호문화적 소통으로 사회 통합
◈ K-컬처 공감의 힘으로 확장하는 문화, 로컬을 세계와 연결
◈ 로컬 ‘나’로부터 확장하는 세계, 창조 커뮤니티가 만든 문화의 힘
◈ 도시 시민의 시간과 삶을 담아 문화로 전환하는 공간
◈ 문화 자치 시민 주도로 피어나는 문화 민주주의의 실현
◈ 청년문화 경계를 넘어 연결되면서 삶으로 확장되는 예술
◈ 청년예술 불확실성 속에서 빈칸을 채워가는 유연한 실험
이 책은 문화가 가진 기능을 말하지 않는다. 문화가 사회의 중심에 서서,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 감각과 질문이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문화의 미래에 대한 11가지 생각』은 정답을 내놓는 책이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들을 던지는 책이다.
책 속에서
과학과 종교의 만남을 추구했던 소설가 댄 브라운(Dan Brown)의 소설 『오리진(Origin, 2017)』은 스페인 빌바오에 지어진, 도시재생의 대표 모델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가 쓴 여느 소설처럼 과학과 종교로 무장한 ‘로버트 랭던’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의 옛 제자이자 현세대 최고의 미래학자로 평가되는 ‘에드먼스 커시’가 인간의 미래에 대한 운명을 발표하기 직전 살해당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랭던은 커시의 비서이자 AI인 ‘윈스턴’과 더불어 비밀을 풀며 암살자를 추적하고 마침내 커시가 준비한 발표를 공개한다.
_30쪽
한창 세계 각지에서 화제가 된 팀랩의 초대형 디지털아트 스펙터클처럼 예술의 가시성이 더욱 찬란해질수록, 그 그늘은 더욱 깊고 짙다. 때로는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에 걸린 노조의 플래카드("공무직 차별 철폐! 실질임금 인상!")처럼 예술 기관의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연히 가시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하기도 한다. 보이지만 없는 것처럼 취급되는 이 역설적 차원이야말로 예술에서 전환을 이야기할 때 의미 있게 시선을 두어야 할 '그늘' 중 하나일 것이다.
_70쪽
우리에게 기후 위기는 문화를 통해 전달되고 감각된다. 다시 말 해 문화는 기후 위기를 인지하고 경험하고 감각하는 주요 경로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후 위기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둘러싼 다원적, 사회적 의미화가 필요하다. 문화와 예술의 중요한 역할인 해석과 재현 그리고 상상과 공감을 통해 기후 위기의 사회적 의미화를 다양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_111쪽
언젠가 '당신이 죽는 순간 무엇을 더 후회할 것이냐'란 질문을 받았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와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즐기며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인가? 애초에 이 질문은 노동과 여가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_133쪽
여가 활동의 기능과 효과는 '정서(인간의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안정)'와 '신체(건강한 신체의 유지와 발달)', 그리고 '연결(사회적 연결망의 형성)'이라는 세 축으로 나뉜다. 이를 개념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래 그림의 여가 삼각형이다. 이를 삼각형 형태로 표현한 이유는, 인간이 세상에서 조화롭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 정서와 신체, 그리고 연결의 그 어떤 하나도 부족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_140쪽
그러나 갈등이 항상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나쁜 성향의 것이라는 편향된 관점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식량, 물 등 기본적 생존을 위한 경쟁에서 시작된 갈등은 점차 영토 확장, 권력 장악으로 이어졌고,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은 계급 간의 갈등을 초래하였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인류는 다양한 갈등의 양상에서 타협과 협력 등을 통하여 생존과 성장, 즉 발전을 이루어 왔다고 볼 수 있다.
_162쪽
케이팝(K-pop), 케이드라마(K-drama), 케이필름(K-films)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한류는 유례없는 글로벌 인기를 누리며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뛰어넘는 문화의 힘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보편적인 정서에 기반한 지지를 끌어내며 추상적인 공간인 한국을 ‘문화적 특성이 있는 장소’로 만들어, 한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며 실질적 장소의 특질을 반영한 문화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_190쪽
하지만 이제는 도시의 규모와 관계없이 어떤 지역이든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발신지가 될 수 있는 소셜 인프라 환경이 조성되었다. 필자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좋은 도시는 문화가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라이프스타일이 문화가 되는 동네라는 것이다. 개인화된 문화의 중력이 미치는 곳, 그곳이 바로 ‘현대적 로컬’인 것이다.
_221쪽
이처럼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와 이를 중시하는 새로운 도시 전략은 도시의 전환과 문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도시를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시민들의 시간, 즉 삶이 누적된 공간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도시는 시민들의 삶이 담긴 공간이다. 도시는 시민들의 시간의 흔적과 삶의 모습이 중첩된 곳이다. 이러한 관점이 내재된 시간 중심의 도시는 시민들의 시간을 존중하고 문화를 기억하는 도시이다.
_241쪽
문화 분야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다양성 확보, 지역 정체성을 반영하는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문화 분권을 확대할 수 있다. 이 문화 분권에서 더 발전된 문화 자치는 개인 한 명 한 명의 문화적권리가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는 국민 개개인 중심의 상향식 문화정책을 의미한다. 이처럼 문화 분권과 자치는 지역단위에서 시민의 권리에 의한 주도적인 문화정책이 가장 먼저 제도적으로 실현되는 장을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다.
_277쪽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되, 이들 중 나와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더욱 깊고 강한 연대를 형성하는 것, 이를 통해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산자와 소통하고 때로는 생산자의 역할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오늘날 청년 세대가 문화를 향유하고 접근하는 방식이다.
_301쪽
서울에는 문화재단도 많지만 문화예술 관련 중앙 기관도 여럿 있다. 몇몇 자치구에는 문화예술교육센터가 만들어질 정도로 다른 지역과 달리 관련 기관과 사업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기관의 지원을 받아 창작, 예술교육, 기획 등의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도 많아서 이들의 지역 내 역할을 기대하거나 구체화하려는 문화예술 외 기관(학교, 도서관, 복지관, 돌봄센터 등)도 적지 않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비해 예술가나 기획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계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많다. 지원사업의 내용이나 형식도 다양하고 가짓수도 많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의 예술가나 기획자는 치열한 경쟁이 있더라도 많은 기회의 근처에서 살아가고자 서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_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