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바로가기

현재 위치

연구보고서

서울시 청소년의 문화활동 활성화 방안

등록일: 
2005.01.11
조회수: 
4415
저자: 
이무용
부서명: 
도시사회연구부
분량/크기: 
0Page
발간유형: 
기본
과제코드: 
2004-R
다운로드
PDF icon 원본 (1.86 MB)

1.1 연구배경 및 목적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정책과 관련된 담론은 청소년에 대한 기성세대의 시선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청소년 보호, 청소년 선도, 청소년 수련, 청소년 교화 등 우리가 익히 들어본 청소년 정책의 문구들은 청소년을 훈육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지배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은 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지만 잘만 이끌면 건전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선에는 청소년이 세상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가는 주체적인 존재이기보다는 기성세대의 가치체계를 전수 받아 정상적인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 해갔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이런 의미에서 청소년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수자(minority)로서 존재해왔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사회정책은 이처럼 소수자를 정도에서 벗어난(deviant) 사람들로 정의한 후 이들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을 생각해내는 데 몰두한다.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을 대상화시키는 권력의 정책적 의도에 따라 변화해왔다. 하지만 정작 그 정책들은 청소년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했다. 지구화, 정보화로 요약되는 최근 10여 년간 사회 변화는 청소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가 기성세대가 살아온 시대와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을 둘러싼 주요한 환경변화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사회로부터 정보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정책의 강조점이 사회경제적 ‘구조’로부터 ‘과정(process)’으로, '지위'로부터 '기능(function)'으로, '역할'로부터 '이니셔티브(initiative)'로 옮겨졌다(Council of Europe, 1998). 특히 1990년대 후반 이후 인터넷 환경의 보편화, 모바일 문화의 파급력 확대, 쌍방향 통신의 영향력 증대 등에 따라 청소년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달라졌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은 정보 기술을 가장 빨리 습득하는 연령층이자 이 기술을 자신의 표현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다른 세대 집단보다 훨씬 능숙하다.

둘째, 오늘날의 청소년은 내적 다양성과 역동성에 있어 과거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청소년이 상업문화에 물들고 있다’ ‘청소년은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 ‘청소년 사이에 왕따 현상이 심각하다’ 등의 말들은 청소년을 단일한 특징을 지닌 문제적 집단으로 단순화시키는 담론의 대표적 예다. 하지만 이러한 담론은 청소년이 외부(기성세대)와의 구별 짓기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내부(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는 또래집단) 사이에서의 구별짓기(distinction)를 통해 주체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도외시하고 있다.

셋째, 현대 청소년들은 지식의 노후화 속도가 대단히 빠른 시대를 살고 있다. 약 12-16년간의 교육으로 살아가는 데 별 문제가 없었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시대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과 평생교육은 이제 불가피한 의무가 되었다.

청소년 정책은 구조적 도전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선진국가의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 개개인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청소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청소년 정책은 최근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규범적 통제를 중심으로 한 소극적 대안제시에 머무르는 경향이 지배적이며, 특히 청소년 대상 문화정책은 대부분 연령에 따른 규제에 강조를 두고 있다. 이는 기존의 청소년 대상 문화정책이 변화하는 환경과 그에 따른 청소년들의 변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화정책은 청소년 정책의 문화지향적 전환(cultural turn)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인식 전환과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대한 인식 전환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청소년을 창의적인 문화실천 주체이자 변화추진자로 인식하고, 사회구조와 문화환경의 변화에 따른 청소년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와 청소년집단의 이질화를 주목하면서, 청소년 문화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야 한다. 청소년 문화정책은 문화의 ‘공공성’과 청소년의 ‘자율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양립 가능하도록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문화를 현재 청소년이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에 국한시키지 않고, 청소년이 문화적 주체로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을 체득하도록 도와주는 것, 자신과 다른 문화적 취향과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것 등이 청소년 문화정책에서 꼭 필요한 사항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 연구는 서울의 청소년들이 지금보다 나은 문화적 환경에서 창의적인 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조건과 정책대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청소년들의 ‘문화실천능력(empowerment)’, ‘문화마인드(respect)’, ‘문화참여(participation)’ 등을 핵심컨셉으로 하는 청소년 문화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및 비전 제시를 이론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 청소년이 처해있는 사회적 여건과 문화환경, 그에 따른 청소년들의 문화적 삶의 양태를 고찰함으로써 청소년 문화를 내부로부터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주체적 문화 활동 및 실천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세부적으로 연구하여, 청소년의 문화 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 3유형: 출처 표시 +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