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주도의 산학연 협력사업 통해 지역 수요 맞춤형 목표·전략 수립해야
산학연 협력연구, 혁신적 성과 창출의 중요 수단…다양한 지원정책 시도·추진
산학연 협력은 ‘산’, ‘학’, ‘연’이라는 혁신 주체 간의 협력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혁신이론의 관점에서 산학연 협력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가혁신체계(National Innovation System) 이론에서는 국가의 핵심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주체들 간의 상호협력 활동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개방형혁신(Open Innovation) 이론, 3중나선(Triple Helix) 모델, 공공-민간 파트너십(Public- Private Partnership) 이론에서도 다수 혁신주체들 사이의 교류와 상호작용이 혁신적 성과를 창출하는 기초가 된다고 설명한다. 산학연 협력은 협력의 동기, 형태, 개방성 정도, 공간적 위치 등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외 선행연구에서는 헙업조직의 구성과 형태, 협업 결과물의 종류, 정책적 수단에 대한 논의들이 심도 있게 다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부문의 산학연 지원사업은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산학연협력활성화지원사업’(과기부), ‘산학연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교육부), ‘산학융합지구조성사업’(산업부), ‘산학연CollaboR&D사업’(중기부)을 선정하여 각 사업의 특성과 현황을 검토하였다. 서울시 자체 사업으로는 ‘공동협력기술개발 지원사업’,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확보지원사업’, ‘서울형 R&D지원사업’을 산학연 협력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중 관련 예산의 대부분이 투입되는 ‘서울형 R&D지원사업’에서 기술개발 성과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시, 협력연구 성과 높고 중소기업 중심 신기술 분야에 집중해 연구수행 중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산학연 협력연구의 성과를 실증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적인 분석을 수행하였다. 학술적 성과(SCI논문), 기술적 성과(국내외 등록특허), 경제적 성과(기술료 실시)에 대한 분석 결과, 협력연구 수행 여부는 기술적 성과 및 경제적 성과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서울, 경기, 대전, 기타지역의 네 개 권역으로 구분해 보았을 때, 서울은 모든 종류의 성과에 대해 다른 지역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에서 수행된 과제들로 좁혀 보았을 때는, 연구비 예산, 참여연구원 수, 연구기간이 기술적, 경제적 성과와 비례관계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서울지역에서 수행한 협력연구들만으로 분석한 결과, 수행주체별로는 중소기업이 주관기관으로서 수행한 과제가 가장 많았으나, 평균 성과 수는 대기업이 수행주체가 되었을 때 가장 많았다. 협력형태별로는 산-학 협력의 형태가 가장 많지만, 기대 성과수가 높은 협력형태는 산-학-연, 학-연, 학-학 순서였다. 주관기관이 대학인 경우, 비교적 소수의 대학들을 중심으로 협력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학별 성과 수가 수행과제 수에 비례하지는 않았다. 협력연구 수행기간은 대부분 3년 이하였고, 연구비는 2억 원 이하 또는 5억 원 이상의 과제가 많았으며, 연구기간과 연구비가 클수록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기술분야별로 보면 정보통신, 보건의료, 전기전자 분야의 과제가 가장 많으나, 신기술 개발 수요가 높은 그 외의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가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적용 분야별로는 전기전자, 기계장비, 정보서비스 분야의 과제가 가장 많고 성과도 높은 편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서울시, 수요 맞춤형 목표 설정하고 광역적 협력 및 조정자 역할 확대 필요
과거 산학연 협력은 중앙정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되었으나, 점차 대학, 기업, 지자체 주도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주도의 산학연 협력연구가 중요하다는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지자체가 협력연구의 발굴, 매칭, 조정 등의 역할을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산학연 협력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업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목표 달성에 유리한 형태로 사업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자체가 추진하는 산학연 협력사업은 중앙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 차별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보통 산학연 협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주요 주체인 대학과 기업 사이의 이해관계나 요구사항이 서로 다르기 때문임을 감안하여, 협력의 효과 제고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고려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협력연구에서 다른 지역과의 협력 비중이 높고, 대학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산학연 협력 지원은 각 주체의 소재지에 국한하지 말고, 첨단기술의 융복합 연구 수요 대응을 중심으로 기획될 필요가 있다. 한편 서울시는 민간 중심의 자율적인 네트워킹이 매우 활발한 편이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긴급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가 주도하는 산학연 협력에서는 경제적 성과 이외의 다양한 지역 맞춤형 수요에 따라 사업을 기획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학연 협력의 주요 주체이자 협력 수요도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활동에 참여하 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시울시는 산학연 협력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조직이나 인력을 확대하는 정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