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도시의 일상생활에 중심이 되는 것은 소비활동이다. 소비 중에서도 도시의 특징과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강화하는 것은 단순한 일상적 소비가 아닌 문화 소비이다. 여기서 문화는 고급문화(high culture)를 뜻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 양식으로서의 문화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특정 장소에 머무르기를 즐기며, 각 장소에서는 다른 곳에서 할 수 없거나 볼 수 없는 다양한 행동들이 이뤄지기 마련이다. 방문자, 거주자 등은 그러한 행동들을 해당 장소에서 직접 경험하며 즐기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는 앞으로의 도시생활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문화소비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도시 씬(urban scene) 분석 방법론을 통해 서울시의 공간별 문화적 특징을 계량화하고 비교해 보고자 한다.
일상생활에서 문화소비의 대두
도시 내에 있던 생산공간들이 외부 혹은 외국으로 옮겨가면서 서구사회에서부터 도시민의 직업이 다양해지고, 이러한 직업들이 대부분 서비스업으로 구성되기 시작하는 등의 변화가 있어왔다. 이에 따라 도시민의 일상도 변화가 발생하였는데, 이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이 여러 가지 제시되었고, 여기에서 소개할 도시 씬 방법론도 이런 시도 중 하나이다. 도시 씬 연구자들은 도시 공간이 변하면서, 일상생활에서 문화소비가 중요해진 것에 착안하여 도시 내 서비스업의 분포를 통해 도시공간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문화 소비 중심의 도시를 바라보는 분석 틀이 필요한 상태
서울은 한국에서 서비스업에 가장 많이 밀집한 도시이며, 이에 도시 씬 방법론을 통해 도시공간을 파악하는 것은 유효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2023년 사업체전화번호부에 수록된 서비스업의 분포를 바탕으로, 서울시 행정동별 도시 씬 점수를 추출하고, 15가지 도시 씬의 네 가지 조합을 요인분석으로 조합하였다.
도시공간의 구조는 일상에서의 문화 소비에 맞추어 재구조화
서울시의 도시공간 분포는 5개 권역으로 나누어 파악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권역 분포는 지리적, 교통적 근접성에 따라 나눈 것인데, 여기서는 문화적 특징이 유사한 곳 5개로 나누어 파악하였다. 각 지역은 네 가지 도시 씬의 조합이 유사한 행정동의 분포로, 서로 유사한 문화적 특징을 가진 곳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분류를 통해 도시를 문화적 소비에 따라 파악할 수 있고, 도시 공간 연구에 새로운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는 도시 공간의 문화적 특징을 파악해보는 계량적 시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