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기반 도로침수심 분석 모델 개발과 서울시 활용 방안
서울시, 도로침수 모니터링 체계 구축 통해 신속한 침수대응과 대피 골든타임 확보해야
집중호우 강도·발생빈도 계속 증가…서울시, 극한홍수 따른 침수대응책 확대해야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집중호우로 발생한 심각한 침수피해를 계기로, 한 시간에 95mm(30년 빈도, 서울시 방재성능목표)의 강우량에도 침수를 방어할 수 있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방재능력을 갖추게 되었지만, 지난 2022년 8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시 한강 이남 대부분의 도심지역에서 도로 침수, 하천 범람, 지하공간 침수 등이 발생하면서 큰 재산피해와 많은 인명피해가 야기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대심도 빗물터널, 소구역 정비사업, 빗물펌프장 및 빗물저류조 증·신설, 하천 단면확장 등 방재 기반시설 확충에 2032년까지 10년간 약 3.5조 원을 투자해 한 시간에 100mm(50년 빈도), 강남지역은 한 시간에 110mm(100년 빈도)의 강우에도 침수를 방어할 수 있도록 방재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지난 2022년 8월 8일 서울 한강 이남지역에서 관측된 강우량은 서울시 방재성능목표 50년 빈도인 100mm/hr를 크게 초과하는 강우량으로, 서울지점 관측자료 기준으로 최소 100년 빈도에서 수백 년 빈도 이상의 확률에 해당하는 강우량이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의 강도와 발생빈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수체계의 설계용량을 증대하는 대책만으로 침수를 방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심각한 침수피해는 대부분 방재성능목표를 초과하는 극한홍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서울시는 극한홍수에 신속하게 대응·대피하기 위한 대책을 점차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홍수 시 도로는 하천 역할로 침수피해 야기, 도로침수 모니터링 체계 마련 시급
배수체계 설계용량을 초과하는 강우가 발생하면, 배수체계로 배제되지 못하고 지표면으로 유출된 노면수가 경사를 따라 저지대로 집중되면서 단시간에 빠르게 침수되어 피해를 야기한다. 특히, 서울시와 같이 불투수면적이 높은 도시지역에서는 도로가 하천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표면으로 유출된 노면수가 도로를 따라 빠르게 집중되면서 저지대에 위치한 대로를 중심으로 침수가 시작되면서 침수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도로침수로 인한 교통마비는 도시기능을 빠르게 마비시키고 침수지역으로부터의 신속한 대피와 회피를 어렵게 하여 침수피해를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도로침수 모니터링은 신속한 대피 및 구조, 도시기능 유지 등 도심지 침수대응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발생 증가로 침수예측의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있어 모니터링을 통한 실시간 침수대응 및 대피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도로침수 상황(침수발생 지점 및 시간, 침수심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는 현재 미흡한 실정이다.
도로침수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 활용이 가능한 요소기술 개발 필요
서울시는 도로침수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방재시스템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도로 침수계(도로 침수감지기) 설치사업을 추진 중(23년 4월 기준)이다. 하지만, 기존 센서 기반의 모니터링 방식은 계측설비, 전기설비, 통신설비 등을 포함하는 설치비용의 문제, 유지관리 문제, 낙엽 등 이송잡물에 의한 측정오류 문제 등으로 인해 도로침수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영상처리 기술은 카메라로부터 입력된 이미지 프레임을 분석하여 위험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영상처리 기술은 작업자 행동 패턴 모니터링, 구조물 안전 모니터링, 고사목 및 해충 피해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서울시도 한강교량 CCTV 영상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투신 시도자 행동 패턴 등 이상행동을 감지하여 투신 시도 단계부터 신속한 대응 및 인명구조에 활용하고 있다. 딥러닝을 활용한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한 도시홍수 모니터링 연구의 경우, 해외에서는 2019년도부터 연구가 시작되어 현재는 상세한 침수심을 분석하거나 침수면적을 감지하여 홍수수준 추세 정보를 대규모로 제공하는 등 도시홍수 모니터링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고 모니터링 결과를 활용하는 수준에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1년도부터 도시홍수 모니터링 연구가 시작되어 아직은 침수발생 여부만 판단하는 도시홍수 모니터링 분석 초기 단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침수상황을 미리 알지 못해 대피 및 대처가 늦어진 점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따라 시민들의 대피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AI 기반의 스마트 경고시스템, 침수 예경보시스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AI기반 수방시스템 구축 사업(~2030년) 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침수발생 여부만 판단하는 기존의 모니터링 분석 수준을 넘어서는 요소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