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ICT산업 창업환경 특성과 정책방향
서울·경기·인천 ICT서비스업 창업 촉진 위해
지역별 차별화된 산업환경 조성 정책 필요해
ICT 세부산업별·지역별 특성 고려한 기업환경 분석 통해 ICT 창업 촉진 가능
정보통신(ICT) 산업은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ICT서비스업은 미래산업을 견인할 분야로 크게 주목받고 있어 향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ICT서비스업 분야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기업환경 조성에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선행연구 조사 결과, 창업을 위한 기업환경에는 기업 내 경영자원(인력, 임대료 등), 기업 외적 네트워크(투자자, 고객사, 사업서비스 등), 공공부문 지원(금전적/비금전적 혜택, 규제 등), 기반시설 및 환경(교통, 생활편의성 등) 등이 고려된다. 이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기업환경이 ICT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ICT 창업 집적지 밀집도↓, 확산·다변화↑, 세부산업별 밀집지역 변화 양상 보여
이 연구에서는 우선 신설법인 기업 데이터를 이용하여 수도권 내에서의 창업공간의 지형도가 최근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확인하였다. 분석 대상은 ICT서비스업 중에서 산업 소분류 기준으로 통신서비스, 정보서비스, 패키지소프트웨어, 게임소프트웨어, IT서비스의 5개 산업으로 한정하였다. 전체적으로 분석 대상 업종의 신설법인은 2017년 4,585개에서 2021년 6,650개로 크게 증가(45.0%)하였고,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가 관찰되었다. 커널 밀도 추정을 통해 ICT 신설법인이 집중적으로 분포한 위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주로 강남 테헤란밸리와 구로 G밸리에 집중적으로 분포했던 과거(2017년)에 비해 집적지가 확산 및 다변화(2021년)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세부산업별로는 ①통신서비스의 경우 양천구, 성남시 분당구 등 일부 지역의 밀집도가 크게 낮아지고, 대신 서울시와 경기도 전역으로 낮은 수준의 밀집 지역들이 형성 및 확대되는 양상이 보였다. ②정보서비스의 경우에도 기존 밀집 지역(강남, 구로)의 밀집도가 감소한 반면, 서울시 송파구,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안산시 단원구에 새롭게 밀집 지역들이 등장하였다. ③패키지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존 집적지에 창업이 더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 동시에, 서울시 전역 및 경기도 남부로 낮은 수준의 밀집 지역이 확대되었다. ④게임소프트웨어 산업은 높은 밀집도를 보였던 기존 집적지(강남, 구로, 판교)에서의 창업이 확연하게 감소하였고, 신규 집적지도 나타나지 않아 집적의 필요성이 급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⑤IT서비스의 경우에는 기존 집적지 외에 서울시 전역, 용인 기흥구, 인천 연수구 등에 새로운 집적지들이 뚜렷하게 증가하였다.
ICT창업, 임대료·인력확보·외부네트워크 관건…지역·업종·시기별 중요도 달라
이 연구에서는 수도권 소재 창업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기업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병행하였다. 분석 결과 ICT 창업기업이 주로 고려하는 요인은 ①임대료, ②인력확보, ③외부 네트워크(투자자·고객사·소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들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진 동종업계 네트워크, 공공부문 지원 여부, 주변시설 및 환경 등이 적어도 ICT 창업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다른 기업과 차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사업 유지와 확장을 위해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ICT 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지역별로 구분하였을 때는 서울과 경기의 응답결과가 동질성을 보였다. 반면 인천은 상대적으로 인력확보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이 뚜렷하게 높고, 대신 기업 외적 네트워크에 대한 고려 정도가 낮았다. 즉 인천지역에서 창업하는 기업들의 경우, 투자자·고객사·시장에 대한 고민보다는 인력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게임소프트와 IT서비스업에서 다른 업종 대비 인력확보를 더 중요하게 여겼고, 그 외 업종은 투자사·소비자·고객사와의 접근성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ICT 창업기업은 창업 초기일수록 인력확보를, 후기로 갈수록 외부 네트워크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창업 초기에는 인력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만, 후기로 갈수록 인력확보가 안정화되면서 투자사나 고객사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경기·인천 창업환경 고려요소 달라…지역별 차별화된 환경조성 정책 필요
서울시의 창업정책은 주로 입주공간 제공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공공부문의 공간지원은 그 효과에 한계가 있으므로 액셀러레이팅을 위한 투자자금 지원방안을 좀 더 강구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도 입주공간과 보육서비스 제공 사업의 비중이 높지만,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인접한 서울보다 고객사 및 투자자가 적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으로의 판로개척이나 투자알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기업환경을 보완해 줄 것이다. 인천시는 인프라가 잘 갖추어졌음에도 자체적인 생태계 형성에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 주력사업과의 융합 ICT, 또는 시장과의 접근성이 먼 세부산업 유치 등 선택적·전략적인 기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