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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사

[시론] 빚 걱정, 집 걱정, 나라 걱정/김수현 서울연구원장

등록일: 
2017.01.10
조회수: 
405
출처: 
서울신문

집은 복잡한 물건이다. 비와 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품이라는 것은 낭만적인 설명이고, 그 자체로서 가장 중요한 재산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전 재산에 가까워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을 정도다. 그렇다 보니 집은 때로 사업자금, 교육비, 노후자금으로도 바뀐다. 주택담보대출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이유다.

그 주택담보대출이 500조원을 넘어섰다. 빚내서 집 사라고 했던 최경환식 경기 부양의 후유증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주택 가격이 급락하기라도 한다면 큰일 난다고 걱정한다. 벌써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그러나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이 담보대출을 활용해 집을 산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가계가 쪼들리기는 하겠지만, 그 자체로서 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과잉 부동산 자산을 연착륙시키면서도 노후 생계에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 해결해야 할 일이다. 주택연금 수준의 처방으로는 안 된다. 고령자들이 가진 주택이나 토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쳐서 청년층의 주거로 제공해야 한다. 고령자들에게는 수익원이, 청년에게는 싸고 좋은 주택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빈집을 고치거나 매입해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공공임대주택도 새로 짓기보다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노후저층 주택지가 주차나 거주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도시재생과 역세권 개발에 국가적 자원이 투입돼야 할 이유다. 그동안 기본적으로 민간이 주도해 왔던 재개발, 뉴타운사업을 넘어서 이제는 공공이 본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