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고 이후 서울의 구조변화와 대응 방향 2 경제 분야
서울시, 식품·외식·에너지 물가안정과 함께취약계층 생계안정·부채부실 방안 모색해야
지속적 고물가로 ‘가계 구매력 저하 → 소비 감소 → 경기둔화 심화’ 악순환 초래
우리나라와 서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을 정점으로 완만하게 둔화되었지만, 2023년 하반기 들어 원유생산국의 감산,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국제 에너지 가격 불안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근원물가의 하방경직성과 공공요금 인상 관련 불확실성, 2차 파급 영향 등에 따라 2024년까지 코로나19 이전의 장기 평균이나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서울시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이러한 고물가는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고 소비둔화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가계 소득과 소비에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가구 특성별로 소비지출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체감물가 부담이 가구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먼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미시 데이터를 이용하여 소득, 가구원 수, 가구주 연령 등 도시가구의 특성별로 코로나19 이후 물가 부담 격차를 추정하였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물가 12.9% 상승…저소득·1인·청년·고령가구 물가 부담 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총 12.9% 상승하였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 1분위 가구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13.7%이지만 소득 10분위 가구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12.4%로 최대 1.3%p의 격차가 발생했다.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물가 상승세가 완만하게 둔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계층 간 격차는 같은 기간에 점차 확대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구원 수가 적을수록 물가 부담이 커졌으며, 가구주 연령이 39세 이하인 청년가구나 60세 이상인 고령가구의 물가 부담이 컸다.
서울시 가구 재무구조, 소득·자산 변화와 코로나로 이전소득·실물자산 비중 상승
서울시 가구의 소비여력은 가구 특성별 체감물가 부담 정도뿐만 아니라 소득, 자산, 부채 변화 등 가구의 재무구조를 파악해야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데이터를 사용하여 서울시 가계 소득계층별 소득, 자산, 부채의 변화와 특징을 파악하였다.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 소득이 더 빠르게 증가하여 실질 구매력 측면에서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졌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가 다수였으며 소득의 구성에서도 근로소득의 비중은 적고 이전소득의 비중이 큰 경향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공공 이전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의 소득 증가가 가장 더디게 나타났다.
자산 부문에서는 소득계층별 증가 속도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으나 전반적으로 실물자산 비중이 커져 조사 시점 이후 부동산 가격 조정에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2022년 5월 코로나19 이전 대비 9.4%(아파트 11.1%, 전국 16.1%)까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락하였다(2023년 8월 기준 1.5%, 아파트 –0.4%, 전국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