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바로가기

현재 위치

공지사항

2014 도시인문학 강의 4강 권기봉의 “서울을 거닐며 역사를 말하다”편, 110여명의 청중과 함께 성공리에 마쳐

등록일: 
2014.07.29
조회수: 
3687

도시인문학의 네 번째 강의, 권기봉(「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작가의 “서울을 거닐며 역사를 말하다”편이 7월 16일 인재개발원 숲속 강의실에서 110여명의 청중과 함께 하며 강의 행사를 마쳤다. 지난 해 이어 올해 도시인문학 강의 <서울 : 숲에서 책을 만나다>는 서울에 대하여 더 깊이 있는 성찰을 하고자 서울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 저자와 시민과의 만남을 위하여 기획되었다.

도시인문학강의 4강 권기봉 작가와 수강생들 모습

도시인문학강의 4강 권기봉 작가와 수강생들 모습2

권기봉 작가는 서울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일제 강점기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며, 문화재들이 지금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덩그러니 놓여있어 외딴 섬처럼 되어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권 작가는 “제가 본 서울은 과거의 기억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저희가 이들을 대충 받아들이는 순간 곡해하거나 오해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서울을 다니다 보면 역사적 공간에 세워진 안내판의 내용뿐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것도 봐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도시인문학 강의와 같은 소프트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이들을 제대로 볼 때 한국의 역사를 다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을 걷는 방식 혹은 이해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이 강의가 계기가 되어 또 다른 서울, 또 다른 자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라고 강의를 마무리하여 신선한 일깨움을 주었다.

도시인문학강의 4강 권기봉 작가의 강의 모습

이번 강의에서도 서울연구원 이창현 원장은 행사 사회자로서 질의 응답 시간을 진행하는 동시에 권기봉 작가와의 자유대담을 가졌다. 이 원장은 자유대담에서 “지금까지의 도시인문학 강의는 건축가가 건축적 맥락에서 도시를 이해한 것이라면 이번 4강은 어느 르포르타주 작가가 경성방송국, 독립문, 남영동 등 서울을 거닐면서 역사적 속내를 다시 읽어보려는 르포 형식의 강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이유로 건축가들의 강의와는 색다른 시선을 주는 인상 깊은 강의었습니다.”라고 평하였다. 또한 권 작가의 후속 작업인 한양도성을 언급하며 도시의 골목골목을 넘어 도시를 두르는 도성 관련 작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시인문학강의 4강 권기봉 작가의 강의 모습2

이번 질의 응답 시간은 다른 강의에 비해 유독 많은 질문과 날카롭고 깊이 있는 대답과 논의들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세한 질의 응답 내용은 아래에 정리되어 있다.

도시인문학강의 4강 권기봉 작가의 뒷모습

도시인문학 강의 <서울 : 숲에서 책을 만나다>는 앞으로도 10월까지 매달 진행될 예정이며 다섯 번째 강의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의 저자 김정후의 “서울의 산업유산을 재생하자”라는 주제로 7월 30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도시인문학강의 4강 권기봉 작가와 수강생들

 

<질의응답 내용>

Q 1 (이창현 원장) : 권기봉 작가님은 서울에 처음 왔을 때의 느낌을 한마디로 원더랜드라고 하셨는데요, 원더랜드로서의 서울, 그 느낌이 어떠셨는지요?

A 1 (권기봉 작가) : 제 고향에는 식당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거기서는 자장면도 팔고 짬뽕도 팔고 불고기도 팔고 모든 음식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빵도 팔면서 빵집 역할도 했는데요, 서울에 와서 보니까 제 고향과는 달리 모든 것들이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은 한 동네에 공장, 사무실, 가정집이 있고, 달동네에서 고급 주택까지 한국의 모든 것을 집약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고 시골사람으로서 놀라움을 갖게 되었던 거죠. 그런데 겉모습만 다른 게 아니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속내, 이야기, 고향, 그리고 추구하는 것들이 다 다른 것이 서울이고, 그리하여 서울이 하나의 한국이고 하나의 세계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2 (이창현 원장) : '걷는다'라는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미국여행은 자동차를 빌리는 것에서 시작해서 자동차가 서는 곳에서만 구경을 할 수 있는데요, 서울은 자동차로 여행해서는 볼 게 없는 것 같아요. 「다시, 서울을 걷다」는 모든 공간이 다 걸어서 근접하는 과정인데요, 걷는다는 것과 도시를 이해하는 것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2 (권기봉 작가) : 저에게 '걷는다'는 것은 속도의 중요성에 있다고 봅니다. 저는 걸으면서 거리를 느낄 수 있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어 평소 즐겨 걷습니다. 걷다가 지역 주민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지역과 관련한 것들을 물어볼 수도 있고 같이 이야기도 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종류의 물리적 여유가 많습니다.

그리고 걷다보면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온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라디오 프로를 할 때랑 텔레비전 프로를 할 때랑 접근방법이 상당히 달라요. 라디오 프로에서는 장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소리로 전달하는 부분이 큽니다. 청취자 입장에서 걷듯이 전달을 해주면 좋은 거죠. 서울도 걷게 되면 다양한 냄새들을 맡을 수 있게 되는데 그 후각 에너지가 상당합니다. 장소를 기억하는데 있어서 서울을 느끼고 오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걷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Q 3 (수강생 1) : 책 제목에서 “다시”는 어떤 의미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들으면서 느꼈던 게 역사에 대해 말하면서 사람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그걸 들으면서 느꼈던 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책이 생각났어요.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권 작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문득 "서울인 이야기" 이런 식으로 서울의 이야기와 사람들을 엮어서 책을 쓰시면 어떠실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A 3 (권기봉 작가) : 제 책이 2008년 숭례문 화재 사건 보름 전에 나왔습니다.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라는 책으로 일제강점기까지 상황들을 주로 다뤘습니다. 오늘 강의한 책 「다시, 서울을 걷다」는 일제강점기 이후, 해방 이후의 책을 다뤘는데요, 그동안 서울에서 다뤄온 다양한 장소들, 우리가 이미 다뤘던 장소들이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고 논의가 되어야 할 장소들을 다시 한 번 걸어보자는 의미에서 "다시"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박한 의미이기도 하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개발, 이주민의 문제들도 다루게 되었고요.

"로마인 이야기" "서울인 이야기" 등 사람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에겐 참 과분한 칭찬입니다. 사람들 이야기는 무엇보다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라기보다 제가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위해서라도 사람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심화시켜 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4 (수강생 2) : 저는 장소성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저 개인적으로 가장 서울답다고 꼽는 장소로 종로, 중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외국인 친구들이 오면 저는 항상 종로나 중구 쪽으로 가고 저 혼자 바람을 쐬러도 그쪽으로 많이 가는데요, 권 작가님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고 즐겨 찾는 장소가 어디인지, 왜 그곳을 즐겨 찾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4-1 (권기봉 작가) : 자주 찾는 곳이라기보다는 저는 외국에서 친구들이 오거나 기회가 되면 데리고 가는 곳이 서울 국립현충원입니다. 이곳이야말로 한국의 현대사가 응축되어 있는 곳이자 우리가 생각해 볼 지점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에 가면 권위주의적인 한국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셈이죠. 서울 국립현충원이 한국 사회를 알고 싶어 하는 친구들, 특히 외국인들을 데리고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오늘의 이야기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가게 되는 곳은 종로, 특히 피맛길입니다. 그곳에 가서 막걸리나 소주 한잔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곳은 특히 군사 독재기에는 최루탄 연기를 피해온다는 뜻에서 피연길이라고 불리기도 했죠. 이처럼 서울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곳이죠. 사람마다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장소가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국립현충원과 종로 피맛길을 종종 찾게 됩니다.

A 4-2 (이창현 원장) : 권위주의적 체제와 봉건주의적 체제, 힘의 논리와 과거의 질서가 오늘도 그대로 동작동에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고 그런 것들이 익숙해질수록 과거의 틀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사실 묘지 하나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국가기구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묘지가 상당히 권위주의적인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5 (수강생 3) : 권 작가님께서는 작가님의 아이나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것을 꼭 학습시키거나 주지시키고 싶은 것이 있으신지요?

A 5 (권기봉 작가) : 저는 솔직히 제 미래의 아이랑 역사적 현장에 가게 되면 설명을 안 해줄 것 같아요. 새소리 듣게 하고, 색깔들을 보게 하고, 풍광을 느끼도록 해 줄 것 같습니다. 제 자식들에게 여러 가지 경험들, 밖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것을 경험하게 하는 용기, 혹은 자연, 외부 세상에 대한 친화력을 길러주면 성인이 되어 어딜 가게 되더라도 그 DNA가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어도 어떤 관심을 갖게 되면 참고도서 같은 것을 찾아서 보게 되고 징검다리처럼 가게 되는데요, 그런 면에서 어떤 것을 알려주기보다는 그냥 기회, 경험의 장을 마련해주는 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Q 6 (수강생 4) : 저는 남산 밑 후암동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남산이 저에겐 정원이자 놀이터 같고 남산에서 후암동 골목골목 가는 길도 굉장히 많아 이곳에 많은 기억과 정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후암동 뒷골목 이야기, 해방촌 이야기를 사람들이 잘 모르고 아직까지 관심도 낮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오늘 강의를 듣다보니 권 작가님이 그곳에 대해 글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은 워낙 크고 역사가 깊다보니 서울에 대한 책 몇 권으로도 놓치는 게 많을 거예요.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아이가 어렸을 때와 컸을 때, 자료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도록 서울의 다양한 공간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가 많으면 좋을 것 같아요. 작가님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가 사라지기 전에 좀 더 많은 책을 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A 6-1 (권기봉 작가) : 제가 2008년과 2012년,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쓰게 된 것은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고등학교, 대학교 때 유홍준 키드였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보면서 여행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녀보다 보니 우리의 삶과는 좀 먼 과거의 이야기 같은 거예요. 그래서 가까운 역사, 근현대사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근현대와 관련하여 많은 역사적 건물들이 정치적, 경제적 논리로 인해 철거가 이뤄지고 있더라고요. 제가 어렸을 때 있었던 스카라 극장은 새벽녘에 헐려 나갔고 서울 시청사는 새벽녘에 부수다가 시민들에게 걸려서 공사가 중지되고 변해가는 상황에서 더 늦기 전에 책으로 남겨야겠다고 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작업들은 사실 게을리 할 일이 아닌데 제가 글 쓰는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라서 쓰기는 할 텐데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후암동에 대해 말씀을 하셨는데요, 제가 경리단길, 이태원 쪽에 한 3년을 살았습니다. 살면서 서울 사대문 안을 다닐 때는 주로 걸어서 다녔거든요. 그러면서 발견한 여러 곳들, 해방촌, 그쪽은 한국전쟁 때 만들어진 피난민들의 인큐베이터 같은 역할을 했던 곳이고요, 미군기지 뒷산에 사람들이 살지 않기 때문에 움막을 짓고 살게 된 거고 점차 연립주택으로 바뀌게 된 것이죠. 그곳은 지금도 북한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해방교회인데, 황해도에서 내려온 분들 중에 기독교 신자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다니다 보면 서울은 다뤄야 할 곳들이 참 많습니다. 서울은 한국의 인구 대부분이 몰려 있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적 사건의 중심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실은 여러 사람이 이러한 작업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나왔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건축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아까 말씀하신 사람에 대한 이야기, 관에서도 여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서울 토박이들의 구술사를 집대성해 내기도 하는데, 여러 작가들과 개인이 이 작업에 동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그나마 서울은 복 받은 것이 서울에 대해 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서울만 벗어나도 한국의 근대가 들어왔다는 인천 제물포에 대한 책 몇 권 없습니다. 부산도 그나마 몇 권 나오기는 했지만 반응이 좋은 것은 아니고요. 게다가 부산 사람들도 잘 읽지 않는 거죠. 목포 책, 대구 책? 사실은 이제 가야할 길이 멉니다. 저만이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도 SNS 등 여러 가지 것들을 통해 서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느껴보고 공유하고 소통해 가면서 정보 교류나 이러한 작업에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A 6-2 (이창현원장) : 그래서 서울연구원에서도 자기 동네, 자기 이야기를 스스로 구술하는 작업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자 합니다. 예컨대 후암동 이야기 같은 것들을 모아서 정리하면 이런 기록들이 특정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할 영역인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들이 서울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 싶고요. 여러분들은 오늘 집에 가셔서 영어로 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틀어주지 마십시오. 정체성을 소멸시킬 뿐만 아니라 영어도 한국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가 됩니다. 할머니가 후암동 이야기를 해 주시고 우리 동네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 주는 구전의 역할을 해주면 월트 디즈니의 정체불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보다 수백 배 가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 같은 모임이 그런 것들에 대한 각성, 자기 성찰을 위한 계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Q 7 (수강생 5) : 아까 권 작가님을 소개할 때 전공으로 지구과학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도시공학을 연구할 때 나무로 서울을 이야기하고 도로변천사나 질병사로 보는 관점이 있는데요, 역사를 전공하지 않으시고 역사에 관한 책을 쓸 때 어려움이 없었는지요? 자연과학을 하셨기 때문에 지질이나 해류 같은 점에서 도시를 보신 적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A 7 (권기봉 작가) : 사실 역사를 다루는 책이지만 사람을 다루는 책이기도 합니다. 사실 역사전공자가 아닌데 어떻게 책을 쓰느냐고 자주 듣습니다. 전공의 벽은 두꺼운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지구과학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역사적 사건을 볼 때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떤 맥락에서 이해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자연과학, 지구과학을 연구한 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과생으로 느낀 점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실험을 해야 하고 눈으로 직접 봐야한다는 마인드가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책을 볼 때 책만 볼 게 아니라 현장에 가서 최대한 2차 사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체득하고 있다는 거죠. 직접 가서 인터뷰를 하고 가능하면 몇 대를 걸쳐서라도 사람들을 만나서 현장을 찾아가기도 하고…. 이것은 이과 쪽 공부를 했기 때문에 갖게 된 특성이 아닌가 싶어요. 또 하나는 SBS 기자 일을 4년 하면서 현장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된 것도 있습니다. 제가 다루는 책의 내용들은 역사학자들이 보는 혹은 글을 전개해 가는 방식과는 나름의 방식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