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서점을 지키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 강구 (파리市)
○ 파리市에서는 2000~2011년 사이에 인터넷 서점 증가와 문화상품의 디지털화, 그리고 가게 임대료 폭등과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200개 이상의 서점이 폐업하였음. 특히 소르본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대학이 위치한 파리 6구의 라탱 지구(Quartier Latin)와, 인접한 생-제르맹 데 프레(Saint-Germain des Prés)의 역사 깊은 서점들이 옷가게 등에 자리를 내주는 상황에 처하자 정치가들과 미디어, 그리고 시민들은 이를 매우 부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집 근처의 서점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벌이기도 함. 파리市 또한 서점을 살리기 위한 뚜렷한 개입 의지를 보이며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함.
- 파리市는 첫 번째 대책으로 대형서점 파산으로 인한 대량실업 사태에 적극 개입함.
- 2013년 1월 다국적 문화상품 판매 체인업체인 버진 메가스토어(Virgin Megastore)의 프랑스 법인이 파산선고를 받았음. 파리 8區의 샹젤리제 大路 및 18區 바르베 大路 등에 매장을 두고 파리市의 문화적 풍경의 일부를 이루었던 버진 메가스토어의 파산은 상징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쇼크로 다가왔음. 파산 절차가 초고속으로 폐점 일정과 함께 최저가 재고처리 시행 계획으로 이어지면서 해당 업체에 고용된 400여 명의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대책 없는 초고속 대량해고에 직면하게 됨.
파리 18區 바르베 대로에 위치했던 버진 메가스토어의 제 2매장 모습
- 이에 파리市는 업체 직원들과 판매서비스 노동자 부문노조에 대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하고 해당업체의 소유주들(Butler Capital & Arnaud Lagardère 연합투자금고)과 몇 주간에 걸친 지루한 협상을 벌인 결과, 일자리 지키기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였지만 피고용자들은 처음 제시된 8백만 유로 대신 총 1천 5백만 유로로 증액된, 퇴직자 개인으로 볼 때는 재취업 교육 비용과 몇 달분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을 받게 됨.
- 파리市는 사업 공모방식을 통해 새로운 서점을 개장함.
- 버진 메가스토어의 파산 처리 상황에서, 파리市는 서점을 살리기 위해 다른 카드를 마련함. 버진 메가스토어 제2매장이 위치한 파리 18區, 바르베(Barbès) 대로 19번지 건물은 사실 파리市의 광대한 사회적 주택을 관리하는 공기업 Paris Habitat 소유임. 파리市는 Paris Habitat가 경영상 손실을 입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 하에서 파산한 버진 메가스토어 제2매장이 문화적 용도를 지닌 장소로 유지되길 바람.
파리 6區 대학가인 라탱 지구에서 헌책과 새책, 음반과 DVD 등의 판매로 명성을 쌓은 질베르 조제프 서점 본점 모습
- 이에 파리市는 ‘사업 공모’ 방식을 통해 본 매장을 임대할 업체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고, 바르베 대로 근처에 제2캠퍼스를 열 파리8대학 학생들의 투표결과를 참조하여 입점할 업체를 선정함. 대형 패션매장, 피트니스 센터 등 공모 참가업체는 많았지만, 결국 공모에 뽑힌 것은 파리 6區 대학가에서 중고 책과 음반, DVD 등을 거래하는 서점으로 오랜 명성을 쌓은 질베르 조제프(Gibert Joseph) 서점이었음. 사실 질베르 조제프 서점의 제안서는 재정적인 면에서는 다른 업체들보다 매력이 덜했으나, 파리市에서는 이 서점이 문화경영에 관심과 경험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선정함. 이 서점이 파리市와 정식으로 임대계약을 맺고, 버진 메가스토어의 일부 퇴직자들을 포함한 28명의 직원을 새로 고용하기로 함으로써, 파리의 주요 거리에 대형 서점이 재탄생하게 됨.
- 파리市는 “비탈 카르티에” 프로젝트를 통해 市 보유 상가건물에 직접 서점 매장을 유치함.
- 파리市는 2008년부터 시행된 “비탈 카르티에”(Vital Quartier, 생기 있는 거리) 프로젝트 2단계에서 ‘문화 상권’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7곳의 서점과 5곳의 출판사 직영 서점을 市 보유건물에 유치함.
- "비탈 카르티에” 프로젝트는 본래 1) 옷가게 등의 한 가지 품목으로 상가 구역이 점령된다든가, 2) 바캉스 기간(여름방학, 연말연시) 등에 상가가 대거 철시해 먹을거리를 비롯한 생필품을 살 곳조차 마땅하지 않다든가, 3) 문화도시 파리의 명성을 이어온 문화 상품 매장들이 사라지고 있다든가 하는 문제들에 맞서, 근린 상가의 다양성과 활기를 지키기 위한 정책임. 이 프로젝트에 따라 파리市 거리활성화정비국(SEMAEST)은 파리 내의 11구역을 “비탈 카르티에” 지구로 지정하고, 골목 상권을 지키고 활성화하기 위해 이 구역들 내의 건물을 市가 매입하여 적절한 업종에게 싼 임대료로 직접 임대하거나, 또는 구매희망자에게 매매하기도 함. SEMAEST의 임대건물은 개보수가 완비되고 모든 건축 관련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3개월분 월세만을 보증금으로 내는, 사실상 보증금 없는 임대임. SEMAEST는 상가 활성화를 위해 임차인들에게 상업활동 교육을 제공하고, 대출을 용이하게 해주며, 매장운영 감사 서비스까지 제공함.
- "비탈 카르티에” 1단계(2004~2015)에는 5,750만 유로(약 834억 원)가 투입되었고, “비탈 카르티에” 2단계 계획(2008-2012)에도 다시 3,400만 유로(약 493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었음. 2단계 계획에서 대학가인 라탱 지구가 “문화상권”으로 선정되었으며, 파리市는 이를 통해 현재 총 17곳의 문화상품 매장을 임대하였음.
파리시의 ‘비탈 카르티에’ 선정 11지구. 보라색 지역은 1단계 선정지역, 오렌지색은 2단계 선정지역임. 진한 보라색과 진한 오렌지색은 상권 단순화 우려 지역, 연한 보라색과 연한 오렌지색은 휴가철 장기간 철시 우려 지역, 오렌지색 빗금 지역은 문화상권 수호지역임(출처: 파리 도시계획연구소<apur, Atelier parisien d'urbanisme>).
http://www.semaest.fr/article/vital-quartier
http://www.metronews.fr/paris/paris-gibert-joseph-succedera-au-virgin-de-barbes/mmjy!Wkk4gjplqDM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