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투트가르트市의 기후분석지도를 활용한 친환경적 도시 및 건축계획 관리
<font color="#8DC543"><b>주요 내용</b></font>
세계적으로 바람길을 활용한 도시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독일 슈투트가르트市다. 슈투트가르트市는 북동부를 제외하고 3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어, 평균 풍속이 0.8~3.1㎧으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바람 흐름이 느린 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만 하더라도 공업도시로서 경제적 번영을 누렸으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곤 했다. 이런 까닭에 슈투트가르트市는 종전 후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면서 바람길을 도시 및 건축계획에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특히 도시 외곽 산지에서 생성돼 도심으로 불어오는 찬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도심 반대방향으로 유도하는 바람길을 조성했다. 청정지역에서 막힘 없이 불어오는 찬 공기는 고밀도 개발지역인 도심을 시원하게 할 뿐 아니라, 대기환경이 악화된 공기를 청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찬 공기의 적절한 활용은 슈투트가르트市 도시개발 수준을 결정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기본전제가 됐다. 그러나 찬 공기가 대기오염물질과 혼합돼 주거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지역개발계획을 추진할 경우 찬 공기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후분석지도(Klima-Atlas)를 작성하고 있다.
<img src="/wold/trnd/world_nw_img/151-1.gif" border="0" align="center">
<img src="/wold/trnd/world_nw_img/151-2.gif" border="0">
<font color="#8DC543"><b>해설 및 평가</b></font>
기후분석지도는 자연과 환경 보전 관점에서 ‘풍토에 적응한 도시 조성(또는 순환형 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기후정보를 이용해 도시를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유도하기 위해 작성된 지도이다. 기후분석지도의 목적은 대상 지역을 기후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이나 건축계획 과정에서 도시의 자연환경 보전 및 에너지 절약과 같은 해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기후분석지도는 도시계획 담당자, 건축가, 지역주민, 연구자 등이 도시계획이나 건축계획 시 토지이용 계획도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1/10,000~1/50,000 축적으로 표현한다. 독일에서는 대기오염 대책과 신선한 공기를 도시로 도입하는 방안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데, 서울市에서 친환경적 도시계획 관리를 포함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기후, 대기오염과 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물리적 도시개발 요소의 상호관계를 파악해 친환경적 토지이용 규제 및 유도를 위한 준거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둘째, 도시 공간의 환기능력을 향상시켜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한다. 셋째,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녹지 대책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font color="#8DC543"><b>서울시정의 현황과 문제점</b></font>
서울은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는 대지와 도로의 점유율이 47%를 차지하는 고밀도형 대도시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우면산, 불암산 등의 크고 작은 26개의 산이 도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으며, 북한산에서 관악산까지 많은 구릉과 산악이 산재해 토지의 기복이 심한 전형적인 분지형 도시지역이다. 따라서 대기오염 물질의 확산이 불량해 대기오염이 악화되는 지형상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서울은 자연조건의 특성상 대기오염 물질의 확산이 쉽지 않아 국지적으로 정체될 뿐 아니라, 고밀도 도심지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배출량 부하가 많아 대기환경 개선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 서울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쉽게 정체되는 까닭에 바람이 대기오염 물질을 분산시키지 못해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간접요인이 되고 있다. 여름 한낮에 아스팔트에서 데워진 열기가 밤까지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되어, 도시 열섬(열대야)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 외에서 도시의 바람길 소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연유이다.
<font color="#8DC543"><b>벤치마킹 시행방안</b></font>
도시기후는 주거 · 업무 · 산업시설의 입지 및 배치, 토지 피복, 수목과 녹지율 변화, 에너지 소비 등의 인위적 요인으로 인해 쾌적한 생활공간의 기본 단위 요소인 도시기후의 변화를 초래한다. 도시기후 변화는 부가적인 대기오염 발생 및 에너지 소비 등과 직결돼 시민 건강에 해로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도시기후를 보전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첫째, 자연기후 순환 시스템의 도시내부 유입방안, 둘째, 찬바람 발생지역의 파악과 보호, 셋째, 찬바람 통행구의 조성 및 찬바람 정체구간의 해소, 넷째, 녹지축 조성, 다섯째, 기후생태학적으로 유리한 건축물의 배치 등이 고려돼야 한다. 현재까지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계획의 실제 사례는 아직 초보 단계이다. 서울市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심의과정에서 최근 고층건물 신축사업에 의한 바람길 영향을 평가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왕십리 뉴타운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도시계획 사업에 체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市에서 기후분석지도의 제작 매뉴얼 작성을 준비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2~3년 이내에 ‘서울 기후분석지도‘가 제작될 예정이다.
<font color="#8DC543"><b>벤치마킹 기대효과</b></font>
향후 서울市 바람길 지도가 완성되면 지형, 건물 배치 및 개발현황 등을 고려한 환경친화적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바람길 조성에 의해 대기오염에 의한 시민건강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되어, 도시계획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예를 들면, 주거 · 상업지에서는 가능한 한 대규모 주택단지나 고층화보다는 주변지역의 여건이나 바람 흐름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될 것이다. 원활한 바람통로를 만들기 위해 토지이용계획 수립 시 건축물의 배치, 층수, 간격 등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div align="right">/김운수 도시환경부 연구위원(<a href="mailto:woonkim@sdi.re.kr">woonkim@sdi.re.kr</a>)</div>